주메뉴 바로가기내용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한국국학진흥원
언문일기
정의

언문일기란 조선시대의 한글 일기를 지칭함.

편찬·간행 경위

일기는 한 사람의 하루 일과와 생각을 일정한 형식없이 솔직하고 자유롭게 기술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조선시대 일기를 유형별로 분류해 보면 종합적인 생활일기, 사환일기, 유배일기, 기행일기, 사행일기, 전쟁일기, 사건 견문일기, 독서 강학일기, 고종 상장례 일기 등 다양하게 구분된다. 그중 지금까지 전해지는 언문일기로는 생활일기, 유배일기, 기행일기 등이 있다.

조선시대 한글의 사용층이 여성과 평민으로 알려져 왔으나 사대부 남성들도 한글을 익히고 사용하였다. 이들이 한글을 사용한 목적은 가족 내 여성 및 자손들과 소통하는 것이었고, 자신의 개인 기록인 일기 및 시문집 등은 한문으로 작성하였다. 따라서 언문일기는 여성들과 관련성이 높다. 그러나 현재까지 전승되는 언문일기는 그 수가 매우 적다. 그 이유는 조선시대 타자로 삶을 영위해 온 여성들과 평민들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사건과 생각을 기술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혹 일기를 작성하더라도 현대까지 전승되려면 후손들이 그 가치를 자각하고 보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체로 지금까지 전해진 언문일기는 양반 신분에 속한 여성들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에게 알려진 대표적인 여성의 언문일기로는 조선시대 함흥 판관을 지낸 신대손의 아내 의유당(意幽堂1727-1823)관북유람일기가 있다. 또한 좌의정을 지냈던 남이웅(南以雄)의 부인이었던 남평조씨가 1636년부터 1640년까지 작성한 병자일기(丙子日記도 있다. 최근에 김호근(金好根)의 부인인 기계유씨가 1849년부터 1851년까지 작성한 쓴 경술일기(庚戌日記)가 발굴되었다. 그 밖에 남성의 언문일기로는 金若行(謫所日記가 있는데, 유배지에서의 어려움과 소회를 가족에게 전달하기 위해 한글로 작성된 것이다. 그 외 다수가 있다. 

서지사항


구성·내용

일명 동명일기라 불리우는 관북유람일기는 일종의 한글 기행문으로 의유당이 함흥 판관인 남편과 함께 해당 지역의 명승고적을 답사한 일종의 기행 일기이다. 한편 병자일기는 병자호란 당시 피난길에 올랐던 여성이 생활 주변에서 일어난 일과 경험한 일들을 매일 기록한 생활일기이다. 현재 전하는 일기는 표지 1장에 본문 72장으로 되어 있고, 원래 4책이었던 것을 합철한 듯 보이며 후손이 필사한 본이 전해졌다. 한 면은 가로 27cm, 세로 28.2cm로 해서체로 되어 있다. 내용은 전반적으로 일반적인 일기의 성격을 따르고 있는데, 개인의 감정과 소회, 매일 매일 발생하는 사건에 기록 등을 상세히 적고 있다. 피난살이의 어려움과 죽은 아들과 심양에 억류된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피난지인 서산, 당진, 그리고 충주에서의 사회상을 잘 묘사하고 있어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경술일기는 일상적인 일에 대한 개인의 소회를 적는 일기 형태보다 대가족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주부가 작성한 가계부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부인의 수입과 지출, 상품 판매 현황, 고리대 대출 내역, 노비들의 노동 종류 및 삯까지 기술되어있는 것으로 보아 가계 운영과 회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형식상 당대 사대부 남성들의 생활 일기류 체제를 따르고 있다. 일기의 겉표지와 중간 부분 중 일부가 낙장되어 있고, 뒷부분도 훼손되어 있다. 총 본문 50장으로 되어 있고, 세로 31cm, 가로 20cm의 종이에 작성되어 있다.


일기는 당시 사회상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1차 사료이다. 한 개인의 일상생활에 대한 기록은 물론 당시 사람들의 정신과 세계, 문화와 풍속, 경제와 사회상을 고스란히 전달해 준다는 점에서 시나 산문 같은 문학작품보다 역사적 가치가 크다. 일기를 언문으로 작성하는 경우 자료로서 가치는 배가된다. 특히 조선시대 한글과 생활 언어 및 지역 방언 연구에 매우 유용하다.

참고문헌

유씨부인, 경술일기, (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

김약행, 적소일기, (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

전형대·박경신 역주, 역주 병자일기, (예전사, 1991)

김현숙, 조선의 여성, 가계부를 쓰다, (경인문화사, 2018)

정구복, 조선조 일기의 자료적 성격(한국학194, 한국학중앙연구원, 1996)

염정섭, 조선시대 일기류 자료의 성격과 분류(역사와 현실24, 한국사연구회, 1997)

최은주, 조선시대 일기자료의 실상과 가치(대동한문학30, 대동한문학회, 2009)

심경호, 조선시대 개인일기의 종류와 기록자 계층」『동아한학연구14, 고려대 한자한문연수고, 2020)

문경호, 남평조씨 숭정 병자일기의 역사적 가치(역사와 역사교육44, 2022)

 

집필자test